원상복구 청구서 검증, 임대인 견적에서 깎이는 줄은 세 가지입니다

임대인이 보낸 원상복구 청구서에서 견적 줄 자체를 다투는 칸은 세 가지입니다. 통상손모, 내가 안 만든 시설, 과잉복구. 총액을 줄이는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뒤에 나오는 상계(필요비·유익비·부속물매수)와 6개월 기한이 따로 있습니다.
"너무 비싸다"는 말로는 한 줄도 못 깎습니다. 임대인 견적을 깎는 근거는 두 곳에서만 나옵니다. 계약서에 적힌 문구, 그리고 사실(사진·도면·영수증)입니다.
아직 복구 범위를 정하는 단계시라면 이 글이 아니라 임대차 원상복구 범위부터 보세요. 여기는 이미 청구서를 받은 다음 이야기입니다.
법이 말하는 원상복구는 "임차 당시 상태"까지입니다
조문부터 짚고 갑니다.
- 민법 제615조(차주의 원상회복의무와 철거권): "차주가 차용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이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 이에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
- 민법 제654조(준용규정): "제610조제1항, 제615조 내지 제617조의 규정은 임대차에 이를 준용한다."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는 이 두 조문에서 나옵니다. 어디에도 "새것으로 돌려놓아라"는 말은 없습니다. 기준은 임차 당시의 상태입니다.
대법원도 범위를 한 번에 정해 주지 않습니다. "원상회복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합니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
이 "구체적·개별적으로"가 양쪽 모두에게 칼입니다. 임대인이 "원상복구니까 전부 새로"라고 밀어붙일 근거도 없고, 사장님이 "원래 이런 건 안 하는 거예요"로 버틸 근거도 없습니다. 줄마다 사실을 대야 합니다.
깎이는 세 칸
| 칸 | 깎는 근거 | 청구서에 이렇게 나옵니다 | 준비할 자료 |
|---|---|---|---|
| 통상손모 | 통상적 사용으로 생긴 상태 악화는 임차인 귀책이 아님. 특약이 없으면 임대인 부담 (서울중앙지법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 | 전체 도배, 전체 도색, 바닥 전면 교체, 입주청소 일괄 | 입주 당시 사진, 계약서 특약 문구, 실제 사용 기간 |
| 승계시설 | 별도 약정이 없으면 내가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됨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 전 임차인이 만든 주방·화장실·칸막이·덕트 철거비 | 권리금계약서와 시설인수목록, 입주 전 사진, 전 임차인·중개사 확인 |
| 과잉복구 | 임차 당시 상태를 넘는 공사, 그리고 실제 손해를 넘는 금액 | 골조 노출까지 철거, 신품 기준 단가, 다음 임차인이 어차피 뜯을 부분 | 임대인 동의서·승인 도면, 후속 임차인 공사 범위, 같은 범위의 대안 견적 |
세 칸에 안 걸리는 줄은 대체로 내야 하는 돈입니다. 내가 뚫은 배관 구멍, 내가 올린 간판 구조물, 내가 깬 유리는 여기서 빠지지 않습니다.
청구서를 줄 단위로 옮겨 적으세요
반박은 문장이 아니라 표로 합니다. 임대인이 보낸 종이를 그대로 스프레드시트에 옮기고 열을 다섯 개 더 답니다.
| 열 | 적는 것 | 이 열이 하는 일 |
|---|---|---|
| 항목·수량·단가·금액 | 청구서에 적힌 그대로. 고쳐 쓰지 않습니다 | 나중에 임대인과 같은 줄을 보고 이야기하게 만듭니다 |
| 사진 번호 | 입주 당시 사진 파일명 (예: IMG_0312) | "그때도 이랬다"를 한 글자로 대신합니다 |
| 내가 만든 것인가 | O · X · 일부 | 승계시설 칸을 걸러냅니다 |
| 판정 | 통상손모 · 승계 · 과잉 · 인정 | 다툴 줄과 낼 줄을 분리합니다 |
| 근거 한 줄 | 계약서 조항 번호 또는 사진 번호 | 근거 없는 줄은 이 칸이 비어서 바로 드러납니다 |
여기서 대개 첫 번째 문제가 나옵니다. 임대인 견적이 "원상복구 일식 1식" 한 줄로 끝나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옮겨 적을 것 자체가 없습니다. 그 자체가 첫 반박 지점입니다. 항목·수량·단가가 표시된 내역서를 달라고 요구하세요. 물량이 없으면 다른 업체 견적과 나란히 놓을 수가 없고, 비교가 안 되면 협상도 안 됩니다. 견적서를 줄 단위로 읽는 법은 인테리어 견적서 실전 해설에 정리돼 있습니다.
통상손모: 낡은 것과 망가뜨린 것은 다릅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설시는 이겁니다.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채권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서울중앙지법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
같은 판결은 특약에 조건을 답니다. 임차인에게 통상손모까지 부담시키려면 그 취지의 특약이 명확하게 합의돼 있어야 합니다. 어떤 손모에 대해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거나, 임대인이 그 내용을 설명하고 임차인이 인식해 합의한 것으로 인정될 정도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임차인은 원상복구한다" 한 줄만 있는 경우와 "임차인은 퇴거 시 도배·장판 비용을 부담한다"가 적힌 경우는 결과가 다릅니다. 청구서를 받으셨으면 계약서에서 그 문구부터 찾아 캡처해 두세요.
다만 위 판결은 하급심입니다. "통상손모는 임차인 책임이 아니다"를 대법원이 일반 법리로 선언해 둔 판결을 찾기는 어렵고, 앞서 본 2017다268142처럼 사안마다 구체적으로 정하라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통상손모라서 한 푼도 못 낸다"가 아니라 "이 줄은 통상손모로 보이니 특약 문구를 같이 보자"로 접근하는 편이 실제로 통합니다.
구분선은 결국 사진이 긋습니다. 같은 도배 한 줄이라도 입주 당시 사진에 이미 변색이 찍혀 있으면 통상손모 쪽으로, 없던 그을음이 새로 보이면 반대쪽으로 갑니다. 항목별로 어느 쪽에 가까운지 나눈 예시는 임대차 원상복구 범위에 정리돼 있습니다.
승계시설: 내가 안 만든 것까지 뜯을 의무는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권리금 주고 들어간 가게라면 이 칸이 제일 큽니다. 원칙은 한 줄입니다.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고, 그 이전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습니다(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그런데 "전 임차인 것이니까 무조건 면제"는 아닙니다. 계약서에 원상회복 약정이 있고 그 시설이 그 영업에만 필요한 성질이었다는 사정이 겹쳐 철거 의무가 인정된 사안도 있습니다(2017다268142). 이 원칙과 그것이 뒤집히는 조건은 임대차 원상복구 범위의 판례표에 나란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청구서를 받은 다음에 볼 것은 결론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네 가지입니다.
- 계약서가 인수 시설을 특정해 원상회복 대상으로 적어 두었는가
- 임대인이 그 시설이 있는 상태로 임대했는가. 그 상태가 바로 "임차 당시 상태"입니다
- 그 시설이 건물을 일반적으로 쓰는 데 쓸모가 있는가, 아니면 그 업종에서만 쓰는 것인가
- 차임·보증금이 그 시설이 있는 것을 전제로 정해졌는가
그러니 청구서의 승계시설 줄 옆에는 계약서 조항 번호와 권리금계약서의 시설인수목록을 붙여 두세요. 인수한 시설 중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뜯을지는 들어갈 때 결정하는 편이 훨씬 싸게 끝납니다. 그 판단 기준은 권리금 주고 인수한 매장, 뭘 살리고 뭘 뜯을까에 있습니다.
과잉복구: 임차 당시 상태를 넘어가는 줄
세 번째 칸은 범위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입니다. 자주 나오는 세 가지입니다.
임대인 동의를 받고 한 공사. 승인 도면이나 동의서가 있으면 그 범위는 "무단 변경"이 아닙니다. 동의를 원상복구 면제로 바로 읽을 수는 없지만, 동의 문서에 복구 조건이 어떻게 적혔는지가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어디까지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는 임대인 동의 범위에 정리돼 있습니다.
다음 임차인이 어차피 철거할 부분. 이미 후속 임차인이 정해져 있고 그쪽이 새로 공사에 들어간다면, 같은 부분을 두 번 뜯는 비용을 사장님이 낼 이유를 임대인이 설명해야 합니다. 후속 임차인의 공사 범위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세요.
신품 단가로 적힌 줄. 손해배상은 실제 손해를 메우는 것이지 임대인을 더 좋게 만들어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5년 쓴 바닥을 새 바닥 값 그대로 청구했다면 사용 기간에 따른 감가를 반영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설이 해마다 얼마씩 가치를 잃는지 숫자로 잡는 방식은 인테리어 투자 회수 기간 계산법의 감가 부분이 참고가 됩니다. 세무상 감가상각과 손해배상에서의 감가는 계산 목적이 다르니 그대로 옮기지는 마시고, 연 단위로 가치가 줄어든다는 구조만 가져오세요.
복구가 늦었다며 붙는 차임
청구서 끝에 공실 기간 차임이나 지체 손해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위 세 칸과 성격이 다른 항목이라 따로 봐야 합니다. 공실이 1년이었다고 1년치 차임 전부가 자동으로 손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상한을 어떻게 잡는지는 임대차 원상복구 범위의 지체 손해 항목에 정리돼 있습니다.
한 가지만 주의하세요. 이 법리는 차임 상당 손해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복구비 자체가 "임대인이 아직 공사를 시작도 안 했으니 안 내도 된다"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 주장으로 버티면 근거 없이 지는 쪽에 섭니다.
표시했으면 이렇게 씁니다
말로 하면 기록이 안 남고, 기록이 없으면 조정에서도 못 씁니다. 문자나 메일로 줄 번호를 붙여 보내세요.
| 안 통하는 문장 | 통하는 문장 |
|---|---|
| "너무 비싸요" | "3번 줄 바닥 철거는 입주 당시 사진(IMG_0312)에 지금과 같은 데코타일이 이미 깔려 있습니다. 제가 시공한 것이 아니어서 복구 대상에서 빼 주시기 바랍니다." |
| "도배는 원래 임대인이 하는 것 아닌가요" | "6번 줄 전체 도배는 4년 사용에 따른 변색으로 보입니다. 계약서에 도배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구가 없어 통상손모로 판단합니다. 흡연이나 낙서 같은 특정 훼손 부위가 있으면 사진을 주시면 그 범위는 인정하겠습니다." |
| "우리가 받은 견적은 절반인데요" | "같은 범위로 산출한 내역서를 첨부합니다. 보내주신 견적은 1식 표기라 물량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항목·수량·단가가 표시된 내역서를 주시면 줄 단위로 맞춰 보겠습니다." |
전부 부인하지 마세요. 인정할 줄을 먼저 인정하고 금액을 적어 보내는 쪽이 나머지 반박의 신뢰를 만듭니다. 처음부터 "전부 못 낸다"로 시작하면 임대인도 보증금 전액을 붙들고 시간을 끕니다.
보증금에서 그냥 까겠다고 할 때
임차인의 원상회복·목적물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입니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4697 판결). 임대인이 "복구부터 끝내라"고 할 근거도 여기서 나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이 한계선도 그었습니다. 사안은 전기시설을 3KW에서 10KW로 증설한 부분을 복구하지 않은 것이었는데, 그 복구비는 326,000원이었고 남은 보증금은 125,226,670원이었습니다. 법원은 미이행 부분이 사소하고 손해가 보증금에 비해 극히 적은데도 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거절하는 것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협상 문장은 이렇게 됩니다. "인정하는 금액과 다투는 금액을 표로 정리해 보냅니다. 다투는 금액만 유보하시고 나머지 보증금은 반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액을 붙들고 있는 임대인에게는 이 판결이 실제로 쓰이는 카드입니다.
기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654조가 준용하는 제617조는 이렇게 규정합니다.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위반한 사용, 수익으로 인하여 생긴 손해배상의 청구와 차주가 지출한 비용의 상환청구는 대주가 물건의 반환을 받은 날로부터 6월내에 하여야 한다."
| 누가 | 무엇을 | 기산점 | 기한 |
|---|---|---|---|
| 임차인 |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 |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 | 6개월. 판례상 제척기간 |
| 임차인 | 부속물매수청구 | 임대차 종료 시 | 민법 제646조에 기간 규정 없음. 배제 특약 여부를 먼저 확인 |
| 임대인 | 원상복구 불이행 손해배상 |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 | 6개월 적용 여부를 두고 하급심 판단이 갈림 |
첫 줄에 한 가지 덧붙입니다. 필요비는 반환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민법 제626조 제1항은 임차인이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 임대인에게 즉시 상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위 6개월은 목적물을 넘긴 뒤에 걸리는 청구 기한입니다.
마지막 줄을 주의해서 보세요. "원상회복의무 위반은 제617조가 말하는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위반한 사용·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척기간 주장을 배척한 판결도 있고, 반환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 제기됐다며 각하한 판결도 있습니다. 정리된 대법원 법리로 단정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임대인의 청구가 열쇠를 넘긴 날로부터 6개월을 넘겼다면, 변호사 상담 때 이 쟁점을 먼저 물어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장님 쪽 비용상환청구 6개월은 놓치면 끝입니다. 명도일이 기산점이니 달력에 먼저 표시하세요. 부속물매수청구는 이 6개월과 별개로 봅니다.
반대로 청구할 수 있는 것
청구서를 줄이는 방법이 감액만 있는 건 아닙니다. 상계할 것을 찾는 쪽도 있습니다.
**민법 제626조(임차인의 상환청구권)**는 임차물 보존에 쓴 필요비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유익비는 임대차 종료 시에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해 임대인이 지출액이나 증가액 중 선택해 상환하도록 합니다. 보일러 교체, 누수 보수처럼 건물 자체를 지키려고 쓴 돈이 여기 들어갑니다.
**민법 제646조(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는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이 있는 때에는 임대차의 종료시에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수가 되면 그 물건은 철거 대상에서 빠집니다.
여기엔 문턱이 둘 있습니다. 첫째, 판례는 부속물을 건물 사용에 객관적 편익을 주는 물건으로 보고, 오로지 임차인의 특수 목적에만 쓰려고 설치한 것은 부속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업종에서만 쓰는 설비는 대개 이 문턱을 못 넘습니다. 둘째, 차임 연체처럼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가 해지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 자체가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판결). 원상복구 청구서 분쟁의 상당수가 연체 뒤 명도라서, 이 줄에서 먼저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의 포기 특약은 둘을 갈라서 봐야 합니다.
- 유익비 포기 특약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민법 제652조가 열거한 강행규정 목록에 제626조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원상복구한다"는 약정을 유익비 포기 취지로 읽는 실무도 흔합니다. 이쪽은 계약서 문구에 막히면 막히는 것이 맞습니다.
- 부속물매수청구권 포기 특약은 다릅니다. 제652조는 "제643조 내지 제647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해 제646조를 편면적 강행규정에 넣었습니다. 보증금·차임을 파격적으로 낮춰 주는 등 종합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볼 사정이 있는 예외를 빼면(대법원 1982. 1. 19. 선고 81다1001 판결), 포기 문구가 있어도 무효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서 포기 조항을 보셨다고 바로 접지 마세요. 부속물 쪽이라면 변호사 상담 때 제652조와 제646조를 같이 짚어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협상이 안 되면 어디로 가나
소송 전에 갈 곳이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0조에 따른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입니다. 어느 기관이 운영하는지, 신청 방법과 처리 기간·수수료는 임대차 원상복구 범위의 조정 표에 정리돼 있습니다. 여기서는 청구서를 들고 갈 때 달라지는 것만 봅니다.
심의·조정 대상은 법 제20조 제2항에 적혀 있고, 그중 하나가 "보증금 또는 임차상가건물의 반환에 관한 분쟁"입니다. 마지막 호는 대통령령에 넘겼는데, 시행령 제10조가 여기에 "임대차계약 갱신 및 종료에 관한 분쟁"과 "임대차계약의 불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분쟁"을 따로 열거해 두었습니다. 원상복구라는 단어가 조문에 없을 뿐, 보증금 공제를 두고 다투든 퇴거 뒤 복구 범위를 두고 다투든 조정 대상에 들어갑니다. 어느 한 항목으로 끼워 맞춰 적어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같은 목록의 "임차상가건물의 유지·수선 의무에 관한 분쟁"은 헷갈리기 쉬운데, 이쪽은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임대인이 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 줄 의무(민법 제623조)를 다투는 항목입니다. 퇴거하면서 임차인이 지는 원상회복 의무(민법 제654조가 준용하는 제615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신청서 양식은 위원회마다 다릅니다.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온라인 신청서(서울시 민생경제안심센터)에는 신청 취지에 "원상회복"이 독립된 선택지로 있어 그대로 고르면 됩니다. 다른 위원회에 내신다면 해당 위원회 신청서의 분류를 접수 전에 확인하세요. 어느 양식이든 신청 내용에 인정하는 금액과 다투는 금액, 다투는 줄 번호를 붙여 두면 쟁점이 바로 드러납니다.
분쟁 자체도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중 원상회복 비중은 2023년 5%에서 2024년 12%, 2025년 1~4월 18%까지 올랐습니다(서울시 발표, 2025년 5월 보도 기준). 서울시는 2025년 4월부터 변호사·건축사 등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즉석에서 조정하는 방식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정은 강제가 아니라 상대가 응해야 진행됩니다. 그전에 내용증명으로 쟁점과 금액을 확정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내용증명 문구의 골격은 하자 요청서·내용증명·분쟁조정의 서식을 그대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글의 접수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한국소비자원·건설분쟁조정위원회라 이 건과 다릅니다. 원상복구 다툼은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로 갑니다.
사진 없는 반박은 안 통합니다
세 칸 모두 결국 하나로 수렴합니다. "들어올 때 어땠는가." 그 증거는 입주 당시 사진뿐입니다.
지금 사진이 없다면 이 순서로 찾으세요.
- 전 임차인·중개사에게 당시 매장 사진을 요청 (권리금 거래였다면 상대도 자료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권리금계약서에 첨부된 시설인수목록
- 입주할 때 받은 인테리어 견적서와 도면. 내가 한 공사 범위가 거기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 배달앱·SNS·블로그에 올린 매장 사진과 그 게시일
- 계약서 특약,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와 메일
그리고 지금 상태를 남기는 일이 남았습니다. 열쇠를 넘기기 전에 내부·외부 전체를 같은 날 찍어 두세요. 전체 공간이 보이는 원경 한 장과 문제가 될 만한 부위의 근경을 짝으로 남기고, 촬영일이 파일 정보에 남게 하시면 됩니다. 넘긴 뒤에 "이만큼 훼손돼 있었다"는 주장이 추가되면 반박할 자료가 사라집니다.
똑딱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않는 것
법률 판단과 대리 협상은 하지 않습니다. 어느 줄이 통상손모인지, 포기 특약이 유효한지는 변호사와 분쟁조정위원회의 몫입니다. 저희가 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 현장 상태를 사실 그대로 기록해 드립니다. 어느 위치에 어떤 상태가 있는지를 사진·위치·수량으로 남깁니다. 어느 쪽이 통상손모인지 판정을 붙이지는 않습니다. 명도 전에 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현재 동행 점검의 정식 상품 범위는 시공 하자 점검과 준공 검수라서, 명도 전 현황 기록은 문의 주시면 범위와 비용을 따로 협의해 잡습니다.
- 임대인 견적과 같은 범위로 다시 견적을 냅니다. 임대인 청구서를 그대로 주시면 같은 줄에 맞춰 산출합니다. 청구서 보내고 재견적 문의하기
평수와 공사 범위만 넣어 대략 금액대부터 보고 싶으시면 대략 견적 계산기가 따로 있습니다. 줄 단위 내역서가 나오는 도구는 아니니 감을 잡는 용도로만 쓰세요.
철거 단가와 폐기물 처리비가 어떤 구조로 붙는지는 상가 철거 비용과 원상복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청구서 금액이 타당한지 감을 잡으실 때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청구서가 매장 전체가 아니라 욕조·가벽·중문·아트월처럼 부위 몇 개로 적혀 왔다면 부위별 철거 비용 구조가 맞습니다. 부위 철거비는 뜯는 양이 아니라 출동 한 번과 폐기물 한 차로 만들어져서, 평당 단가로 환산해 "비싸다"고 반박하면 그 줄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 글의 여섯 줄 분해표를 그대로 써서 임대인 견적과 같은 범위로 대안 견적을 만들어 두시면 협상 자리에 들고 갈 종이가 됩니다.
이 글의 단가·기준은 2026. 09. 26. 기준 업계 통상 범위로, 지역·현장 조건·자재 등급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금액은 우리 매장 조건으로 계산한 견적으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