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구두계약 효력, 말로 한 약속과 가계약금의 법적 힘

"계약서는 다음 주에 쓰기로 하고 일단 철거부터 들어갈게요." 인테리어 현장에서 아주 흔한 말입니다. 그런데 공사가 중간쯤 갔을 때 금액이 다르다, 그 공사는 포함이 아니었다 하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장님 손에는 계약서가 없습니다. 말로 한 약속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힘이 있는지, 지금이라도 어떻게 수습하는지 정리했습니다.
구두계약도 계약입니다, 문제는 입증입니다
우리 민법상 대부분의 계약은 낙성·불요식 계약입니다. 서면을 만들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청약과 승낙)만 있으면 성립합니다. 공사 도급을 정한 민법 제664조도 "일의 완성을 약정하고 보수 지급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만 합니다. 즉 말로 한 인테리어 계약도 법적으로는 유효한 계약입니다.
다만 아무 대화나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계약이 성립하려면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해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에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 대화 수준 | 계약 성립 여부 |
|---|---|
| "평당 150만원 정도면 될 것 같아요" | 성립 X (협의·견적 단계) |
| "견적 검토해 보고 연락드릴게요" | 성립 X (승낙 없음) |
| "32평 철거 포함 4,900만원, 10월 말 오픈으로 진행하시죠"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 성립 O (범위·금액·기한 특정) |
참고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는 건설공사 도급계약 당사자에게 도급금액·공사기간 등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고,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서로 주고받아 보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서면이 없다고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 자체가 서면을 원칙으로 삼는 이유가 있습니다. 분쟁이 나면 "계약이 있었느냐"보다 "내용이 무엇이었느냐"를 입증하지 못해서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분쟁이 터지는 3대 지점, 범위·금액·기한
구두계약 분쟁의 전형적인 패턴은 정해져 있습니다. 말로만 정한 부분에서 양쪽 기억이 갈립니다.
| 항목 | 업체 측 흔한 주장 | 사장님 측 주장 | 서면 없을 때 결과 |
|---|---|---|---|
| 공사 범위 | "간판·전기증설은 별도라고 했다" | "전부 포함으로 들었다" | 견적서 항목 해석 다툼, 추가금 청구 |
| 금액 | "부가세 별도 4,900만원" | "총액 4,900만원인 줄 알았다" | 10% 차액(490만원) 분쟁 |
| 기한 | "자재 수급 따라 유동적이라 했다" | "오픈일에 맞추기로 했다" | 지연 배상 청구 근거 없음 |
| 하자보수 | "그런 약속 한 적 없다" | "2년 무상 AS 약속받았다" | 보수 기간·범위 입증 곤란 |
특히 기한은 손해가 큽니다. 월세 300만원 상가에서 공사가 1개월 지연되면 임대료 300만원에 오픈 지연 기간의 매출 손실까지 얹어지는데, 완공일을 서면으로 못 박지 않았다면 배상을 청구할 근거 자체가 약합니다. 공사 중간에 말로 지시한 추가 공사가 나중에 추가금 폭탄으로 돌아오는 구조는 추가 공사비 요구 대응법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가계약금을 걸었는데 계약을 접으면, 돌려받을 수 있나
"자리 잡아두는 명목"으로 가계약금 100만~300만원을 먼저 보내는 관행이 인테리어에도 많습니다. 이후 본계약을 접으면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인데, 대법원이 기준을 세워 놨습니다.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의 법리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가계약금은 원칙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가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금" 입니다. "계약이 안 되면 이 돈을 포기한다(해약금)"는 약정이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는 한,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준 사람이 몰수당하지 않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매매 사건에서 나온 법리지만, 인테리어 가계약금에도 같은 틀이 적용됩니다.
| 상황 | 반환 가능성 |
|---|---|
| 용도 표시 없이 송금, 포기 약정도 없음 | 반환 청구 가능 (증거금 성격) |
| "미체결 시 가계약금 포기" 합의가 문자·녹음으로 확인됨 | 반환 어려움 |
| 업체 사정(일정 펑크, 견적 번복)으로 무산 | 반환 청구 가능, 손해 있으면 별도 청구 검토 |
핵심 실무 팁은 하나입니다. 송금하는 순간 문자로 용도를 남기세요. "9월 15일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 가계약금 200만원 송금드립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반환하는 조건입니다"라고 한 줄 보내두면 성격 다툼이 원천 차단됩니다. 반대로 업체가 "취소 시 반환 불가"를 명시해 왔다면 그 조건에 동의할지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개별 사안의 합의 문구와 정황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영역이므로, 금액이 크면 법률 전문가 확인을 권합니다. 본계약 후 해지 시 위약금 구조는 계약 해지 위약금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이미 말로 시작한 공사, 오늘 문자 한 통으로 수습하세요
계약서 없이 공사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합의 내용을 요약한 확인 문자입니다.
사장님, 진행 중인 ○○점 인테리어 관련해 지금까지 협의한 내용 확인차 정리드립니다.
- 공사 범위: 철거, 목공, 전기(증설 포함), 도장, 바닥, 간판 제외
- 총 공사금액: 4,900만원 (부가세 포함)
- 공사 기간: 9월 10일 착공 ~ 10월 20일 완공
- 지급: 계약금 20% 기지급, 중도금 40%(목공 완료 시), 잔금 40%(완공 검수 후) 맞으면 "네" 회신 부탁드립니다. 다른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상대가 "네"라고 답하면 그 문자 자체가 계약 내용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답을 피하면서 공사를 계속 진행한다면 그것대로 정황 증거가 되고, 무엇을 다투는지도 드러납니다. 잔금을 아직 치르지 않은 시점이 사장님의 협상력이 가장 큰 때이니, 잔금 전에 반드시 서면화하세요. 지급 단계 설계는 공사대금 지급 일정 가이드, 계약서에 넣을 조항은 인테리어 계약서 필수 조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거의 힘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분쟁이 소송·조정까지 가면 증거의 무게가 갈립니다. 실무 감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순위 | 증거 | 포인트 |
|---|---|---|
| 1 | 서명·날인된 계약서, 견적서 서명본 | 처분문서, 기재 내용대로 인정되는 것이 원칙 |
| 2 | 문자·카톡 | 날짜·발신자가 자동 기록, 삭제 전 백업 필수 |
| 3 | 통화·대화 녹음 | 본인이 참여한 대화면 합법, 아래 참고 |
| 4 | 증인 (현장 직원, 동석자) | 이해관계 따라 신빙성 할인 |
| 5 | 본인 기억·일방 주장 | 단독으로는 사실상 무력 |
녹음은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가 금지하는 것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의 녹음입니다. 즉 사장님 본인이 참여한 통화나 대면 대화를 상대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은 합법이고, 민사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화에 끼지 않은 제3자를 시켜 몰래 녹음하면 불법이니 주의하세요.
여기에 입금 내역(계좌이체 기록), 날짜가 찍힌 현장 사진, 자재 주문서 같은 보조 증거를 겹겹이 쌓으면 구두계약도 상당 부분 입증이 됩니다. 하자 분쟁 대비 기록법은 하자 클레임 증거 남기기에 별도로 정리했습니다.
안전한 최소 절차, A4 1장이면 됩니다
수십 장짜리 계약서가 부담스러우면 약식이라도 서면 1장을 만드세요. 아래 6가지만 들어가면 분쟁의 대부분을 예방합니다.
| # | 항목 | 기재 요령 |
|---|---|---|
| 1 | 당사자 | 상호·대표자·사업자등록번호 (명함 말고 사업자등록증 기준) |
| 2 | 공사 범위 | "별첨 견적서 기준" 명시 + 견적서를 계약서에 첨부 |
| 3 | 총 금액 | 부가세 포함 여부를 반드시 표기 |
| 4 | 공사 기간 | 착공일·완공일 + 지연 시 배상 기준 |
| 5 | 지급 일정 | 계약금·중도금·잔금 비율과 지급 조건(공정 기준) |
| 6 | 하자보수 | 보수 기간(통상 1~2년)과 범위 |
직접 만들기 번거로우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표준약관 제10079호, 2018년 제정)를 받아 쓰면 됩니다. 무료 양식이고 지체상금·하자보수 조항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도 분쟁이 생기면 경로는 이렇습니다. 내용증명 발송으로 주장을 기록하고, 1372 소비자상담센터·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를 거치고, 금액이 3,000만원 이하면 소액사건 재판으로 비교적 빠르게 다툴 수 있습니다. 공사 중단·잠적 같은 최악의 상황 대응은 업체가 공사를 버리고 갔을 때를 참고하세요.
말은 계약이 되지만, 증거는 문서만 남습니다. 시작 전 1장, 그것이 가장 싼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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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단가·기준은 2026. 09. 02. 기준 업계 통상 범위로, 지역·현장 조건·자재 등급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금액은 우리 매장 조건으로 계산한 견적으로 확인하세요.